와인이 낯선 디자이너가 와인바 브랜딩을 완성하기까지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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6 min readMar 29, 2022

와인바 스웨덴 피크닉 브랜딩 by utdl

🥂 와인에 대해 잘 모르는 디자이너가 와인바의 브랜딩을 맡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? 고급지고 진지한 분위기의 일반적인 와인바와는 달리, 스웨덴의 다채롭고 경쾌한 분위기를 담은 개성있는 와인바는 어떨까요? 와인바 “스웨덴 피크닉”의 브랜딩은 와인을 잘 모르던 디자이너의 손에서 탄생했다고 합니다.

와인바 브랜딩 작업을 위해 클라이언트와 함께 와인을 마시며 공부한, 디자이너 utdl님의스웨덴 피크닉 브랜딩 작업을 소개합니다.

💡 책상에 앉아 스탠드를 켜면

안녕하세요. 1인 디자인 스튜디오, utdl(유티디엘)입니다. 유티디엘은 ‘under the desk light’ 의 약자로 ‘책상 스탠드 불빛 아래’라는 뜻입니다. 저의 크리에이티브가 탄생하는 순간은 언제나 책상 스탠드 불빛 아래에 있거든요. 멈추지 않고 계속 작업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네이밍입니다.

🤭 와인을 잘 모르는데 와인바브랜딩이라니

저는 술을 자주 마시는 편은 아니고, 애주가도 아닙니다. 와인은 장거리 비행할 때 소화를 위해 한잔 정도 마시는 편이에요. 이런 저를 잘 아시는 대표님과 이사님께서는 소믈리에를 모셔 공부하듯 와인을 마시게 하셨어요. 와인을 잘 모르는데 와인 브랜딩을 할 순 없다고 하셨죠. 솔직히 처음엔 소믈리에분이 뭐라고 하는지 이해를 못 해서 답답했어요. 그래도 마지막엔 좀 취해서 언제나 재밌게 끝나곤 했어요. 그렇게 와인을 자꾸 마시다 보니 와인의 맛들을 조금은 구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. 와인은 제게 진지한 음료였지만, 모든 스터디가 끝나고 와인은 즐겁다는 걸 깨달았어요.

편견을 거두고 내가 느낀대로 그리기

와인의 비싼 가격 때문인지 다른 와인 업체들은 좀 진지한 느낌이 강했습니다. 하지만 저는 제가 느낀 와인에 대한 감각에 집중했습니다. 당연히 여겨지는 와인의 고정관념에 사로잡히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. 세상에 같은 게 또 필요할까? 질문했고, 무엇보다 이곳의 이름이 스웨덴 피크닉이기 때문에 전략적으로도 차별화된 비주얼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. 피크닉을 즐길 수 있어야 하니까요!

대표님과 이사님들도 동의를 해주셔서 귀엽게 디자인할 수 있었습니다. 하지만 디테일이 떨어지지 않는 선을 지키려고 했어요. 컬러도 일반적인 와인바에서 느낄 수 있는 원 톤이나 파스텔톤의 차분한 컬러보다는 다양하게 사용하려고 했습니다. 스웨덴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, 제가 그때 느꼈던 스웨덴은 정말 컬러풀했거든요. 그 느낌을 살려 다양한 컬러를 제안했습니다. 하지만 디테일이 떨어지지 않는 선을 지키려고 했어요. 와인에 대한 접근성은 높이되 브랜드를 대충 만들었다고 느끼게 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. 서체는 비주얼과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잘 어울리면서, 전체적인 조형성을 거슬리게 하지 않는 서체를 찾아 선택했습니다.

🍷와인은 즐거운 거야!

이번 작업을 통해 느꼈습니다. 와인은 즐겁습니다. 그리고, 좋은 사람들과 일해야 결과가 좋습니다. 마지막으로 요즘엔 귀여운 것이 대세라는 것이요!

🎭 메소드 연기처럼

저는 디자인을 할 때 하나의 그림체를 고집하고 있지는 않아요. 캐릭터와 그림체는 어떤 스타일로도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. 브랜딩은 하나의 사람을 만드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요. 신경 쓰는 것은 언제나 그 브랜드가 누구인지 파악하는 것입니다. 저는 항상 그 누군가가 되려고 해요.

메소드 연기가 연기하는 대상 그 자체가 되는 방법인 것처럼, 디자인할 때는 저도 항상 그 브랜드 자체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. 클라이언트의 마음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죠. 디자인 중에서도 수작업 일러스트는 나름 저의 에고를 표현 할 수가 있다고 생각해요. 그리고 그림을 통해 상대방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 재밌습니다.

🌱새로운 시작: 화분인간과 4개의 눈

항상 그림을 그리는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. 작업자로서의 자아가 강한 것 같기도 하고요. 사람마다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그림체가 다를 텐데 전 빈티지한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. 빈티지 일러스트는 마음 속에 있는 목소리를 따라 그리는 거라, 스트레스도 없고 재밌습니다. 영감이 끊이질 않아서 그런 것 같네요.

그동안은 자신의 그림에 만족하지 못했는데 작년부터 제 안의 그림이 드디어 제 마음에 들기 시작했어요. 그래서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제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보여 주고 싶어요. 저는 화분인간과 4개의 눈이라는 2가지 주제를 가지고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. 제 개인 그림의 철학과 삶의 태도를 상징하는 것인데요. 인디펜던트한 한 사람이 되는 성장에 대한 이야기입니다. 열심히 그려보려고 합니다.

👋 언제나 스탠드 불빛 아래에서

저에게 일을 주시는 건 정말 도박과도 같을 텐데, 믿어주시고 일을 주셔서 항상 감사한 마음이에요! 언제나 스탠드 불빛 아래에서 열심히 작업하고 있겠습니다.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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